• 최종편집 2024-05-18(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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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가족행복학교 대표, 평택성결교회 원로목사

사회 변화도 총알만큼 빠르게 변하고 있다. 아니 빛의 속도처럼 변하고 있다고 해야 옳은 말인지 모른다.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던 디지털 시대도 지나가고 AI가 장착된 폰이 등장했다. 쳇 GPT로 기업 경영과 국가 경영이 이미 시작되었고, 대학은 더 이상 지식과 정보 전달이나 기술 습득 매개자 역할을 잃어버렸다. AI의 창의력과 표현력의 수준은 인간을 능가하고 있다. 


이런 시대의 변화는 가족이라는 원초적인 사회 공동체 형태 변화를 초래했다. 1인 세대가 우리나라만 해도 가구 수의 절반 이상이라고 한다. 이는 독거노인 세대를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안다. 비혼 독신자, 가정을 떠나 원룸에 사는 자들, 고시원족, 취준생, 쪽방촌 등 여러 형태의 세대가 있다. 


이런 세대가 양산되는 과정은 필연적이다. 사회 변화와 가족 형태의 변화는 필연적으로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제1차 산업혁명 시대는 기계 혁명으로 대가족 시대 후기였다. 제2차 산업혁명 시대는 전기 혁명으로 도시 집중화와 핵가족 시대로 진입했다. 제3차 산업혁명 시대는 전자혁명으로 1인 가족 시대를 열었다. 드디어 현대에 이르러 제4차 산업혁명 시대는 AI와 로봇이 인간을 대신해 가족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 모바일로 소통하고 Big Data가 세상을 지배한다. 인간 중심의 가족 개념은 차츰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필자와 같은 세대는 확대가족 시대에 출생해서 핵가족 시대로 결혼생활을 누렸다. WHO(세계보건기구)의 가족 주기 기본 모형에 의하면 결혼으로 형성기를, 자녀 출생으로 확대기를, 자녀 결혼 시작으로 확대 완료기를 지나 축소기로 진입, 자녀 결혼 완료로 축소 완료기, 남편이나 아내 사망으로 해체기로 결혼 주기를 마감한다. 


가족의 개념이 시대에 따라 변모하지만 가족 구성원의 변하지 않는 요소가 있다. 그것은 결혼과 자녀 출산 외에도 ‘가족 구성원은 법적 유대, 경제적·종교적, 그리고 그 외에 다른 권리와 의무, 성적 권리와 통제, 애정, 존경, 경외 등의 다양한 심리적 정감으로 결합되어 있다(Levi-Strauss, 1956, 가족의 정의)’라고 한다. 


가족행복학교에서 주관하는 ‘가족행복캠프’에서 다시 확인하는 사실이 있다. 현대 사회 속에서 가족 간에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주로 초등학생을 자녀로 둔 부부와 자녀가 모집 대상이다. 그러하기에 결혼 10년차 전후한 가족들이 가족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와 대화가 상당히 부족함을 토로하는 걸 본다. 새벽에 출근해서 밤늦게 퇴근하는 아빠, 남편 못지않게 일하는 엄마, 맞벌이 부부 사이의 자녀들은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가사노동은 분담해 담당하지만 그래도 아내는 슈퍼우먼으로 가사와 직업, 이중직을 감당하기가 역부족이다. 큰아이는 사춘기에 진입하고 있고 부부는 갱년기를 바라보며 불안하다. 


가족 문제는 이제 개인의 책임 소관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개입과 해결책이 정책적으로 절실하다. 가정이 건재하지 않으면 이혼과 별거, 졸혼 등으로 사회적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적 구성원의 밀도가 떨어져 허약한 사회 구조로 가기 쉽다. 농촌의 고령화 가구는 대책이 있는가? 기계 농업을 주도할 젊은 인력 유입책이 있는가? 저출산 고령화 본거지는 농촌이 아닌가? 


이상적 사회는 정직과 공정과 균등 사회라고 한다. 가족을 생각하는 가정의 달을 맞아 다시 생각해 보자. 그리고 작은 일부터 갱신하고 새 출발 해보자.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가족은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하기에 애정을 나누고, 존경으로 서로를 인정하고, 경외심으로 가족의 위상을 지켜 나간다면 심리적 안정을 누리는 행복한 가정이 되리라. 


손동식 교수의 ‘행복이란?’ 글을 소개한다. 


《 힘들고 마음 둘 데 없을 때,

변함없이 응원해 주는 아내가 그 곳에 있는 것. 


전등 불빛 아래 한 권의 책과

와이셔츠를 다리는 그대가 곁에 있는 것. 


피곤한 몸을 가누고 들어설 때

'아빠'하고 달려오는 아이들이 있는 것. 


늦은 밤까지 담소를 나누며

함께 웃을 친구가 있는 것. 


잠잘 때, 옆에 누군가 있어

밤이 외롭거나 무섭지 않은 것. 


내 주가 살아계신 것.

그리고 돌아갈 집이 있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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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칼럼] 가족 개념 변화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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